조선일보 2009.9.29 여기를 누르시면 기사로 이동합니다.
반세기 된 가나안농군학교 철거 위기
학교부지 전체가 하남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예정지에 포함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에 위치한 가나안농군학교가 정부가 추진하는 보금자리주택사업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 수용지에 포함돼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가나안농군학교 김평일 교장은 28일 "하남 미사지구에 들어설 보금자리주택 예정지에 학교 부지가 100% 포함돼 있다"며 "2012년 입주 예정이기 때문에 그전에 학교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는 전체 면적이 5.5㎢로, 하남시 망월동·선동·풍산동·덕풍동 일대를 포함한 지역이다. 이 가운데 풍산동은 일부 지역이 수용되는데 가나안농군학교가 위치한 풍산동 산 52―2 일대가 이 지역에 포함된 것이다.
김 교장은 "하남에는 대체 부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주 보상비가 확정돼야 학교를 옮길 수 있는 적절한 곳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안농군학교는 일제시대부터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민족자강운동을 펼친 일가(一家) 김용기 선생(1909~1988)이 1962년 현재의 하남시 풍산동에 설립한 학교로, 근검절약을 통한 농촌부흥운동에 힘써왔다. 강원도 원주의 제2가나안농군학교와 해외에 설립한 농군학교에서 정치인·기업인·공무원 등 지금까지 60여만명이 교육을 받았다. 하남시청 개발사업단 관계자는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측에 현 부지에 남고 싶다는 농군학교측 입장을 전달했지만 수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수십년 전통을 이어온 가나안농군학교가 옮겨가는 것은 아쉽지만 시(市)에는 권한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